생각 그리고 쓰기

'계속 고용제도' ...역설절인 필요성

나우액션 2019. 9. 26.

다시 불 붙은 '정년 연장'

최근 다시 '계속 고용제도' 도입 검토 관련 논의가 뜨겁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현 시점에서 발생한 논쟁거리는 아니다. 저출산과 빠른 고령화로 인해 예전부터 갈등을 불러 일으킨 문제다. 미국은 정년이 없으며, 영국은 폐지되었다. 일본과 독인은 각각 현재 65세에서 연장 또는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지만 빠른 속도로 늙어가는 한국에서는 더 많은 쟁점을 낳고 있는 문제인듯 하다. 최근 재조명 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현 세대가 고통을 받고 있고 이에 대한 해법을 찾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로인해 세대간의 갈등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제 '100세 인생'이라는 말은 흔히들 하고, 주변에서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다. 미래 세대들 또한 공감할 것이다. 현 세대의 입장에서 100세까지 살아야 하는 부분을 고려한다면 '정년 연장'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지금의 60세 정년 이후 40년을 경제활동 없이 소비만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많은 걱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기가 본인의 생활만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니고 자녀들을 위한 소비, 큰 폭으로 오른 주택 가격,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현 세대의 고민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더 오랫동안 일을 해야만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세대들도 쉬고 싶을 것이다. 편안한 노후를 꿈꾸며 지금까지 살아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반대편에는 현 세대만을 위한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봐야하는 미래세대가 있다.  현재도 청년실업률에 대한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고용제도'의 도입으로 '정년 연장'을 하게 된다면 그만큼 미래 세대에게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다. 부모 세대가 버티기 위해 자녀 세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상황으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물론 어느 부모가 자녀 세대의 기회를 빼앗고 싶겠는가. 현재의 경제상황과 정치가 만들어 낸 폐해다. 

유엔은 제 27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미래세대에 대한 현 세대의 책임에 관한 선언'을 통해 '세대 간 책무'를 규정한 바 있다. 미국 철학자 존 롤스의 <정의론>에서 강조한 '세대간 정의'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정의론에서 '각 세대는 당대에 적절한 양의 자산을 축적해 후속 세대에 넘겨 줄 의무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현 상황처럼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닌 듯 하다. 현 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넘겨줄 자산이 없다. 그래서 역설적이다.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건 맞다. 각 세대간의 합의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권 또한 정책 결정권이 있는 현 세대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미래 세대의 의견에도 귀를 귀울여야 한다. 그리고 현 세대에게 '계속 고용제도'를 통한 정년 연장만이 답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정년 이전 제 2의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미리 교육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이후 자립할 수 있는 정책적인 부분을 지원해 준다면 미래 세대와 현 세대의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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