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쓴지 25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내가 왜 안경을 쓰게 되었는지...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중에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그때는 그 모습이 왠지 지적이고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나도 그 친구처럼 안경을 쓰면 공부를 잘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안경을 쓰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당시 내 시력은 나쁜 시력이 아니었다. 칠판 글씨도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공부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나쁘지는 않았다. 그 상태에서는 안경을 쓰지 못하기 때문에 시력을 나쁘게 하려고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고 공부를 했다.
몇개월 뒤 칠판 공부가 안보인다고 부모님께 이야기 하고 안경원에 가서 시력검사를 했다.
잘 보이는 것도 잘 안보인다고 이야기 했던 것 같다. 그래서 결국 나는 안경을 쓰게 되었다. 시대적으로 당시에는 안경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서 부모님께는 부담을 드렸지만 난 기뻤다. 이젠 나도 안경을 써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기뻤던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처구니 없이 웃긴 이야기다. 더구나 지금은 안경이 너무 불편해서 벗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이젠 나이를 어느정도 먹어서 안경을 쓰는것이 최선의 선택일수밖에 없는 시기가 됐다. 책을 보거나 글을 쓸 때 가까운 것은 잘 안보여서 안경을 벗고 봐야하는 불편함이 생겼다. 예전 어르신들에게서나 보아왔던 그런 모습이 이젠 나에게도 온 것이다. 안경을 벗으면 모든 세상이 흐릿하게 보인다. 안경을 벗은 채 집안이나 사무실내에서는 활동이 가능하지만 외부 활동은 절대 안경이 없으면 안될정도로 시력은 많이 안좋아 졌다.
어릴때는 시력의 중요성, 눈의 소중함을 몰랐다. 이제는 눈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하지만 불편해도 이제는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이지만 아직까지 안경은 나에겐 불편하다.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비록 불편하기는 하지만 이 안경으로 인해서 내 얼굴의 못생김이 어느정도 감춰져서 보통의 사람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은 내가 안경한테 감사한다.
웃기고도 슬픈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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